불씨
김철수 역 / 도몬 후유지 저 | 굿인포메이션 | 2002년 04월
나는 원래 소설을 안 좋아한다. 이해력이 딸려서인지 책을 읽어도 내용이 머리속에 잘 안 들어오고
특히 외국 소설은 인물 이름이나 지명 등이 낯설어서 읽는 도중에도 헛갈릴 때가 너무 많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다지 관심에 없던 것이었다. 그런데 앞서 읽었던
"변화의 중심에 서라"라는 책에서 이 책이 언급된 것을 보고 조금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기업가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이다.
처음 볼 때는 역시 몇 명 되지도 않는 사람 이름이 혼동되어서 앞쪽을 반복해서 다시 읽는 등
시간이 좀 걸렸지만 어느새 책 내용에 깊은 흥미를 갖게 되었다.
주 내용은 하루노리라는 인물이 17살의 나이에
요네자와번(우리나라로 치면 시/도 쯤 되는 행정단위)의 번주로 오면서
무너진 번을 일으켜 세워나가는 과정이다.
책에서도 밝혔듯이, 기업에서 우두머리가 개혁을 단행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아무런 정치적 기반 없이 무사안일 주의에 빠진 기득권자를 밀어내고
그 시대의 패러다임과는 정반대되는 개혁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단히 어렵고
때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리더가 가져야 하는 진정한 능력에 관하여 말 해 주는 듯 하다.
나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유비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 책 속의 주인공인 하루노리도 딱 그와 같은 인물이다.
나는 그와 같은 인덕을 제갈공명의 뛰어난 지략이나 관우의 무공, 조조의 정치력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이라고 믿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비전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개혁이란 것은 결코 혼자 이룰 수 없다.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계획을 지지 하여줄 동료들이 필요하다
지지자들의 마음을 이끌어 내거나 사람들을 자신의 지지자로 만드는 것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개혁에 반대하는 자들 조차도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그런 것은 그 어떠한 능력보다도 대단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느꼈던 것은
이 내용들이 사실은 우리 정치판에서 일어나는 일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
그리고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이야기 같다는 것이었다.
중신들이 자신의 이득을 실현하기 위해 번주를 밀어내려는 계획은
마치 몇 년 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겁도 없이 감행한 대통령 탄핵 사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신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 할때, "번민의 뜻"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은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국민의 뜻", "국민을 위한"과 같은 거짓 나부랭이와
무척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었다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을 이용하여 이득을 보려는 기회주의자들도
전형적인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바르고 정직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 숫자는 물론 적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세상의 변화는 그런 사람들로 부터 시작해서 번져간다.
마치 이 책의 제목처럼 작은 불씨로 시작하여 그 불씨가 꺼지지 않고 점점 번져 간 듯이
하루노리란 인물의 행동에서 진정 치밀하고 빈틈 없는 처세에 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의 뜻을 관철 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사소한 사랑과 배려로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애정을 받는 것.
사실 어릴 때부터 이런 마인드를 가지지 않으면 점점 더 변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은 들다
그렇지만 이런 것 조차 모르고 살면 언제까지나 미움만 받으면 살 것이다
누군가 내 잘못 때문에 나를 미워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면 참 불행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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